과부제조기, 닷지 바이퍼의 역사
미국 크라이슬러 산하 닷지 사에서 1992년에 출시한 슈퍼카입니다. 본사를 포함해서 머슬카로 분류하기는 하나, 포드 GT, 쉐보레 콜벳과 함께 아메리칸 슈퍼카의 대표주자로 보는 것이 타당합니다. 구동방식은 FMR 방식이며, 무려 8.0L~8.4L V10 자연흡기 엔진에, 출시부터 단종 때까지 오로지 6단 수동변속기 하나만을 고집했습니다.
게다가, 기본적으로 한계치가 굉장한 코너링성능을 자랑하나, OHV임을 감안하더라도 엄청난 배기량의 무거운 엔진을 앞머리에 싣고 있는 데다가 저회전에서도 넘치는 출력과 좋지 않은 브레이크+미국차 특유의 희미하고 조잡한 스티어링 휠의 피드백 감각 때문에 차량의 한계점과 정확한 거동 특성을 운전자가 인지하기 매우 어려웠고, 덕분에 한 번이라도 미끄러지는 순간, 차량은 자세가 바로잡힐 기미는 전혀 없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는 경우가 빈번했습니다. 한계치가 높다는 건, 곧 일반적인 차량들보다 빠르다는 것인데, 그만큼 차가 빠른 속도에서 미끄러집니다. 게다가 이것에 더 보태서 엔진이 무거워 요(yaw) 관성이 매우 크기 때문에, 언더스티어가 난다면 그대로 벽으로 돌진하거나, 오버스티어가 일어난다면 계속 팽이처럼 뱅글뱅글 돈다는 것입니다. 이런 물건이 가벼운 카운터 스티어 정도로 잡힐 리가 없기 때문에 바이퍼는 프로레이서조차도 능숙하게 운전하기 어려운 차량으로도 본의 아니게 유명세를 떨칩니다. 결론은 운전자의 실력이 그대로 드러나는, 주인의 실력과 손을 많이 타는 블랙 맘바 같은 녀석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덕분에 과부제조기 명단에 아주 당당하게 이름 올리고 있는 차량입니다.
1992년에 등장했던 RT 로드스터는 셸비 코브라의 재림이라는 찬사를 받기는 했지만 측면, 후면에 유리창이 없는 데다 지붕도 4개의 벨크로 찍찍이로 붙이는 수동 소프트탑 방식이었으며 ABS도 없는 제동시스템, 도어에 붙은 방식의 안전벨트, 그리고 조잡한 실내 마감, 엔진 열이 그대로 들어오는 콕핏 등 데일리카로 활용하기엔 불편한 점이 너무 많았습니다. 그 때문에 크라이슬러에서는 1996년에 개량된 고성능형인 바이퍼 GTS를 내놓았습니다.
바이퍼 GTS는 ABS 및 에어컨, 듀얼 에어백, 그리고 하드탑을 장착하고 공력성능을 높였습니다. 하지만 이런 무식한 출력에 여전히 트랙션 컨트롤 시스템은 1세대가 단종될 때까지 옵션으로도 없었습니다. 또, 실내마감과 방열, 방음 등 품질의 비약적인 상승은 3세대에 이르러서야 이르게 됩니다. 이후 크라이슬러가 공식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닷지 바이퍼가 1990년대 닷지 차량의 스타일을 결정지었다고 합니다.
03년 모델체인지를 감행하고 Street & Racing Technology + 10기통이라는 뜻이 담긴 "SRT-10" 뱃지를 붙여 출시가 되었습니다. odd firing 8.3L OHV 10기통 엔진을 사용하였으며 제원 출력은 쿠페가 510 hp - 5,600 rpm / 535 lb⋅ft - 4,200 rpm, 로드스터가 500 hp - 5,600 rpm / 525 lb⋅ft - 4,200 rpm. 쿠페 모델은 2006년에 출시돼서 ZB I버전 바이퍼의 경우 쿠페 모델이 다소 희소한 편입니다.
08년 후기형은 엔진의 배기량이 8.4L로 증가되었습니다. 이외의 변경사항은 발전기, 2중 쿨링팬, 체적이 증가된 헤드, 2중 전자식 스로틀바디, VVT가 적용되는 Mechadyne 캠 인 캠 시스템과 캠축 프로파일과 스프링 개선으로 인해 최대 회전수는 300 rpm이 증가되었고 VENOM엔진 매니지먼트 시스템 탑재로 ECU 처리능력이 월등해져 제원상 출력은 무려 100마력이나 증가해 600hp / 560 lb⋅ft를 발휘합니다.
엔진 외의 변화로는 배기라인을 변경하여 차량 내부로 올라오는 열기를 줄였고 변속기를 트레멕 T56에서 동사의 TR6060으로 변경되었으며, 리어 액슬에는 GKN ViscoLok LSD가 추가와 안티롤바, 댐퍼 스프링, 쇼크 밸브를 개선하고 미쉐린 파일럿 스포츠 2를 제공해 코너링 성능을 크게 높였습니다.
한편 2세대는 총 8,190대가 생산되었습니다.
2012년 4월, 신형 바이퍼의 공식 사진이 공개되었습니다. 차명도 SRT 바이퍼/바이퍼 GTS로 개명해 뉴욕 오토쇼에서 공개되었습니다. 출력은 올랐지만 연비향상에도 신경을 쓴 모습이 보입니다. 비틀림 강성 향상을 위해 엔진 커버에 X자 형태의 스트럿 바를 추가했습니다. 안팎으로 대폭 변화가 있었지만, 실루엣은 구형과 거의 비슷합니다. 후방에 달린 엠블렘은 SRT 바이퍼의 보조제동등 역할도 겸합니다. 가속 도중 레드존에 가까워지면 계기판이 붉게 빛나며 바이퍼 로고가 나오는 이펙트도 존재합니다. 여담으로 FCA 그룹 내의 차량들의 리어램프 디자인이 매우 비슷합니다. 바이퍼/그란 투리스모/MC20/124 스파이더 등은 가운데에 후진 등이, 바깥에 브레이크 등이 있는 구조로 되어있어 디자인이 오래되어 보이는 것 같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이전 세대들과 다르게 컨버터블 버젼은 출시되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