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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대우 아카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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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자동차가 1994년 2월에 출시한 전륜구동 준대형 세단. 혼다와 공동 개발한 승용차라고 홍보했으나, 실제로는 2세대 레전드의 부품을 수입해 한국에서 조립하고 판매했다. 프린스-브로엄에서 이어지는 대우차 승용 라인업의 플래그십 세단이었다.
V6 3.2L SOHC 4밸브 엔진을 장착했다. 안전 최고 속도는 230km/h, 연비는 8.6km/ℓ. 세로배치 엔진으로 외부에서도 보이는 전체적인 모습은 후륜구동 승용차의 생김새를 취하고 있으나, 전륜구동 차량이다. 변속기 내부에서 한 번 꺾여 등속 조인트에 출력을 전달하는 전륜종치 방식이며, 이는 아래 특징 항목에서 상세히 후술했으니 참고하자. 당시 국산 차량 중에서 엔진룸에 스트럿 바를 장착한 유일한 차였으며 4륜 더블 위시본 서스펜션 등, 가격이 2배에 육박하는 동사의 기함인 혼다 NSX만큼은 아니지만, 최고의 오너드리븐 기함급 세단을 지향하는 차량의 컨셉에 발맞추어 원가가 허락하는 범위 안에 운동성능과 관련된 메커니즘 중에 좋은 것은 거의 다 적용했다고 보면 된다. 차체의 높은 아연강판 사용 비율은 물론이고, 97년식까지는 캐비티 왁스의 적용범위 역시 하체는 물론이고 차량 루프 배수로의 상단부부터 바르는 등 방청 대책으로 부식 문제도 거의 없는데다가 주행 성능도 1997년 체어맨의 등장 이전까지는 다른 국산 대형 승용차가 넘볼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났다.

당시 경쟁차종이었던 그랜저, 포텐샤와 비교하면 전장은 비슷하지만 전고는 낮고 휠베이스는 20cm 가까이 길었다. 특히 어마어마한 휠베이스가 특색인데, 그랜저나 포텐샤는 2000년대 중반 중형차와 휠베이스가 엇비슷하고 현재의 중형차와 비교하면 휠베이스가 한참 짧지만 아카디아는 현재의 준대형차와도 여전히 비슷하거나 약간 더 길다. 심지어 그랜저나 다이너스티의 리무진 버전과도 축거가 비슷하고 제대로 대형차로 나온 엔터프라이즈보다도 휠베이스가 길다. 전장은 현재 준대형차와 비슷하거나 짧다는 거에서 보이듯 당시 혼다의 엽기적인 기술력의 총 집합체라고 볼 수 있다. 여하튼 실내공간을 극도로 뽑아낸 덕에 지금 타도 실내가 전혀 좁지 않고 넓게 느껴진다. 다만 최악의 정비성도 덤.
 

세 차종 다 일본 메이커와 합작 내지 배지 엔지니어링을 통해 가져온 차인데, 그랜저와 아카디아와 달리 포텐샤만 유달리 전폭과 전장 모두 작은 걸 알 수 있다. 이는 한국에서는 전부 같은 급으로 팔렸지만 일본에서 포텐샤의 원본 되는 마쓰다 루체는 같은 대형차 취급은 받았지만 한 등급 작은 차로 인식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참고로 그랜저는 미쓰비시 데보네어를 도입해 팔았는데 한국과 달리 일본에서 데보네어는 후륜구동 메리트가 있는 루체나 센티아(루체의 후속)나 가장 크고 당시 혼다의 기술력 덕에 인기가 많았던 레전드와 달리 이도저도 아닌 차라는 평가를 받고 처참하게 망했다.

자동차의 메커니즘이 아무리 뛰어나다 해도 물리의 지배를 완전히 벗어나는 것은 불가능하다. 아카디아의 운동성능은 비교적 가벼운 공차중량에서 나온다. 그리고 프론트 미드십 구조, 경쟁차종 대비 가장 낮은 전고, NSX와 엔진블럭을 공유하는 SOHC의 장점을 살린 컴팩트하고 가벼운 실린더 헤드까지 전반적으로 저중심 설계가 되어있었다.

4단 자동변속기와 5단 수동변속기가 기본이며, 북미와 일본 내수용 레전드에는 6단 수동변속기가 있다고 한다. 특히 4단 자동변속기는 3단까지는 짧은 기어비를 자랑하기 때문에 엄청난 가속력을 보인다. 실제로 D3 레인지 상태나, 풀 악셀시 4단에서 3단으로 킥다운시 순식간에 노즈가 붕 뜨면서 폭발적인 가속력을 얻는다. 하지만 4단이 극단적으로 롱기어인지라 4단에 돌입하는 순간 폭발적인 가속력은 바로 사라져버린다.

일본에서 타사 준대형 세단과 주행 성능을 시험한 적이 있다. 디아망떼나 525i보다 뛰어난 운동성능을 자랑했지만, 셀시오에게 배기량의 차이로 성능 면에서 밀렸다. 그래도 전륜구동 자동차가 후륜구동 자동차와 대등하게 움직이는 것만 해도 엄청난 기술력이라고 볼 수 있다. 다만 LS400은 편안한 승차감 위주의 세팅이라 북미에서는 드빌보다 운동성능이 나쁘다는 평가를 받았다.

뛰어난 운동성능을 가진 차량이다보니 국내에선 심심치 않게 드래그 및 고갯길에서도 자주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하지만 태생이 대형차인만큼 무거운 중량, 긴 휠 베이스, 부드러운 서스펜션으로 인해 차급을 무시할 정도의 민첩한 회두성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급 코너같은 부분에선 투스카니, 티뷰론에게 밀리는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이 정도의 균형감을 가진 대형차를 지금도 보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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